전화기가 꺼져 있습니다..

어제밤부터 뒤숭숭한 맘에 늦게까지 잠을 못이루고
궁금한 맘 반 그리운 맘 반.. 전화번호를 찾았다..
다행인지 아닌지 휴대폰에 나모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바뀐 전화번호가 그대로 있었다.
서울집번호도 있었는데 그냥 휴대폰으로 하자꾸나 했다.
10시가 다 된 시각..
왜인지..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눌렀다..
뚜.. 뚜.. 뚜.. 찰칵..
들려오는 냉랭한 목소리..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다행이었다..
직접 받았으면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런지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소리샘에다 짧게 안부인사를 남겼다..
내가 인사를 남기면서도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만큼
내 정신이 아닌 듯 했다..
녹음을 마치구 저장을 눌렀는지 삭제를 눌렀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내가 정신을 차려야 나모에게 힘을 줄 수 있을텐데
왜 그랬는지..
정말 큰 일일까..
차라리 통화가 되었다면 덜 궁금할텐데..

주님..
나모에게 힘을 주세요..



:: 나모 03.07.07 x
오빠.... 나 이제는 괜찮아... 정말이예요.. 봐봐.. 지금이 새벽 4시야. 근데 이렇게 깨서 Pc앞에 있잖아. 이제, 수술한지도 2달이 지나서 일상생활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요... 요즘은 예전처럼 글도 쓰고, 마감 스트레스에 눌리고, 운동도 하고, 다이어트 걱정도 하믄서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다만 죽을 고비를 넘겼더니 매사에 허허실실이라서 문제지.

사실..방명록에 글남기고도 몇번이나 지울까 말까 고민했거든, 모르고 있으면 그만인데.. 괜히 내가 안해도 되는 말 하는건 아닌가.. 근데.. 그래도 오빠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그리구, 난 반성도 많이 했어요. 수술할때 많은 사람들이 헌혈증 보내줘서 쓰고 남을정도였거든.. 근데 난 그 사람들한테 잘한것도 없는데.. 그래서 더 예전에 알던 사람이 그립고, 감사하고... 에휴~

오빠!!!
나 이제 튼튼하니까 너무 걱정말아요!! 녹음된 오빠 목소리가 힘이 없어보여 그게 더 걱정이네요!! 언제라도 전화해~ 내가 예전의 그 씩씩하던 나모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해줄테니까~!!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