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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오고, 술은 줄고

YH, jAcoB 2003. 6. 6. 23:31
한참 캔을 따서 마시고 있는데
난데없이 우르릉거립니다
음악을 듣고 있어서
처음에는 뭔지 몰랐는데
또 우르릉
놀란 마음+술기운에
집이 무너지나 싶어 밖에 나가보았죠
창을 열었더니
비가 오고 있더군요
천둥소리였네요
천둥 한번 고약하게 치네요
전봇대에 비친 불빛 사이로 빗방울이 제법 굵어보이더군요
낼은 대구로 가야 하는데 낼도 비올라나
하는 걱정이...

저녁먹고 냉장고를 열었죠
이틀전에 사둔 캔맥을 마실려고
달랑 하나 있더군요
하나만 묵자 싶어 꺼내들었는데
이런
분명히 한모금만 마셨는데
내 옆에는 쪼그라든 빈캔이 노려보고 있더군요
평소엔 그리 멀지 않지만 멀다고 안가던 수퍼를
쪼르르 단숨에 달려갔죠
냉장고 앞에 가서 캔을 꺼냈는데
하나 둘 세엣
넘 마이 샀남
무거버서 들고 가겠남
맘은 두개만 몸은 세개를
후다닥 다녀와서
하나만 더 묵고 나머진 넣어두자
그래 그러지 모
급히 한캔을 더 땁니다
좀전에 한모금만 마신걸 예리하게 기억해내곤
홀짝홀짝 두모금으로 나눠마십니다
음악을 듣습니다
우르릉 천둥소리도 들립니다
이것저것 잡생각에 빠집니다
옆에 놓아둔 캔에 손이 갑니다
어라 캔이 가볍습니다
분명히 두모금만 홀짝거렸는데
럴수럴수이럴수가
또 빈캔이 되어 자기네들끼리 좋다고 붙어있네요
본능적으로 냉장고로 또 손이 갑니다
한캔을 더 꺼냅니다
진짜진짜 천천히 묵자며 다짐을 합니다
그래 캔이 속이 안보여서 그런가보다
고뿌에 따라묵어야겠다
그러면 얼마 묵는지 다 보일꺼잖아
컵대용으로 맨들어둔 컵라면용 컵에 맥주를 꼴꼴꼴 부었습니다
딱 한캔이 한컵이네요
보면서 천천히 묵습니다
이젠 진짜 맥주맛이 나는것 같습니다
이 글을 적는 지금도 오른쪽에 반정도 남아있는걸로 보니 말이죠

오늘의 생각..
술 마실때는 술맛에만 집중하자
딴 생각하면 안된다........

남은거 마저 마셔야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