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지난 목요일 저녁.

1924년생 향년 84세로 큰아버지께서 운명을 달리하셨다.
목요일 낮부터 몸이 안좋으셨지만, 같이 계셨던 분이 역시나 늙으신 큰어머니뿐이라,
응급차량부터 먼저 부르기만 하셨어도 조금 더 좋은 날을 이곳에서 보내셨을텐데,
하늘에서 하셔야 할 일이 있으셨는지 주님께서 좀더 빨리 데려가신 듯 하다.

목요일 저녁에 그 소식을 듣고
금요일 아침에 출근해서 조퇴를 하곤 부랴부랴 대구로 달려왔다.
큰아버지께선 이미 사진 한 장만 남겨놓으시곤 마지막으로 후니 얼굴도 한번 못 보시고
그렇게 누워만 계셨다.

84년을 사셨으니 그렇게 일찍 달리 하신 건 아니겠지만,
아픈데 없이 고생하시다 가신 게 아니어서 조금 맘이 놓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는 큰아버지를 뵐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서운했다.

토요일 아침.

하늘이 껌껌해지고 벼락과 천둥이 내리치는 그 아침에
우리 가족들과 친지들 모두는 큰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같이 해드렸다.
군위가톨릭묘지로 가는 길은 비바람과 천둥과 번개가 큰아버지의 안타까움을 같이 하는 듯 했으나,
묘지에 내려서 장례를 치루는 동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도 개이기 시작했고
장대같던 빗줄기도 가벼운 보슬비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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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시면서
주님의 평화와 안식을 함께 누리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