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기/tiP

M mode와 Spot 측광의 매력

YH, jAcoB 2006. 8. 30. 15:04
출처: SLRClub 강좌게시판

SLR클럽에 줄리어스~님께서 포스팅하신 강좌로 참고하려고 옮겨왔다.
보기좋도록 문단을 잠깐 나누었을 뿐이며, 내용은 원본과 차이없음을 밝힌다.
블로그로 옮겨오는데에 흔쾌히 허락해주신 줄리어스~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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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Rclub.com / 강좌게시판 / 2006-08-27 03:24:44

오늘은 M모드와 SPOT측광의 매력이라는 다소 유치해보이는 제목을 달고 강좌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저는 오늘 우연히 모클럽에서 글을 읽던 도중에 깜짝 놀랐습니다.

"SPOT이랑 M은 왜 써요? Av두고 평가로 찍은 후에 히스토그램 보면서 노출 보정하면 되는데..."

맞습니다. 그의 의견에 어느 정도로 동감합니다.

혹자는 SPOT측광이 인물 사진에만 쓰여진다고 말합니다. 인물사진 중에 "역광"과 같은 "특정한" 상황에만 쓰인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혹자는 SPOT을 위해 미놀타 SpotMeter(-저도 쓰고 있지요-)를 구입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요? 사진 한 장 찍는 것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어떻게 사진을 찍을까요? 저는 촬영의 90%는 M과 SPOT으로 촬영합니다. 아주 긴박한 상황에서의 순간적인 촬영을 위하여 C 모드(사용자설정모드)는 Av와 평가측광으로 해두었습니다.
사용상의 불편함이 없냐구요? 거의 없습니다. SPOT으로 인하여 노출 실패나지 않냐구요? 거의 없습니다. SPOT 어렵냐구요? 조금요.;;

DSLR의 최대장점은 "촬영 후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탓에 노출의 중요성이 크게 감소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촬영 후, 결과물을 보며 맘에 들지 않으면 노출을 달리 하여 촬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필름의 제약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브라케팅을 사용하여 -1, 0, +1 이렇게 3장의 사진을 촬영하게 된다면 아주 특별한 경우만 아니라면 노출 걱정은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복잡한 것이 싫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싫고, 사진 한 장을 위해 색에 대한 이해와 Zone 시스템이라는 낯선 것을 이해하기 싫으시다면, Av모드에서 평가측광과 -1, 0, +1 이라는 브라케팅 및 히스토그램 분석 후 노출 보정을 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존재합니다.
제가 만난 어떤 사진가는 1장의 A'Cut을 위하여 인물 사진을 촬영할 때 수십 장의 연사를 날려 그 중 하나를 건지는 타입입니다. 또 제가 만난 어떤 사진가는 1장의 A'Cut을 위하여 M모드에서 Spot으로 세심한 노출과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숨 죽여서 기다리며 촬영하는 타입입니다. 어떤 분이 더 좋은 사진을 찍는가에 대해서 제가 왈가왈부할 수 없으며, 또한 이런 논의 조차 적절치 않습니다.

저는 후자에 가까운 타입이라서, 또 저는 디지털바디의 디지털적은 느낌과 디지털적인 사진보다는 아날로그의 촬영 스타일과 또 이러한 결과물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M모드와 Spot을 고집합니다.

물론 저의 이러한 개인적인 성향이 M과 Spot 촬영습관을 이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옷을 만들어서 입을 줄 아는 사람에게는 기성복보다 옷을 만들 수 있는 원단을 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사진에 사진가가 의도한 빛의 강약과 흐름, 다시 말해 프레임에서 보여지는, 곧 결과물이 될 것들을 사진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M모드와 Spot은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됩니다.

Spot은 그 측광하는 영역이 좁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그 결과값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Av모드를 두고 촬영을 하게 되면 노출을 고정해야 하고, 잠시 후 설명할 세밀한 측광 계산시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므로 M모드가 더 편해집니다.

사실 Spot과 평가(평균)와 중앙부중점과 부분측광은 그 측광영역의 차이가 다를 뿐, 계산방식에 따라 동일하게 값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를 보면, Spot측광을 한다고 해서 결과물을 망치게 되거나 노출값이 완전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골프 퍼터를 들고 당구를 치듯 골프공을 그린 위에서 밀어보세요. 몇 타를 쳐야 퍼팅을 성공할 수 있을까요?

Spot측광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겠습니다.

첫째로는 Zone 시스템에 대한 이해입니다.
노출에는 Zone 시스템이 빠지지 않습니다. 사실 Zone 시스템은 노출에 대한 측광뿐만 아니라 그 결과물을 현상하는 것까지 총괄적으로 다루는 이론입니다. 게다가 중형과 뷰카메라의 다이나믹레인지를 베이스로 깔고 있기 때문에 우리 DSLR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출을 이해하는데 Zone 시스템은 필수입니다. 이것까지 말하려다가는 이 글이 주제성을 잃을 가능성이 농후하여 넘어가려고 합니다. 제가 말하는 것보다 더 좋은 강좌가 많이 있을 것입니다.

Zone 시스템을 이해하였다면 구태여 18%지역을 Spot으로 맞춘 다음 촬영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찍고자 하는 부분에서 쉐도우 부분과 하이라이트 부분, 미들톤 부분에서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사진기를 우리 눈과 똑같이 생각을 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카메라는 다이나믹 계조란 것이 존재하고,(물론 우리 눈도 그러하지만 카메라에 비해서는 무한히 넓으므로 생략) 이러한 틀 안에서 결과물을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역광에서 하늘도, 인물도 다 살릴려면 플래쉬나 반사판을 써야 하고, 드 넓은 배경에서의 노출차가 클 경우에는 그라데이션필터를 써야하듯, 카메라는 우리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은 것을 담지 못합니다. (이를 Zone 시스템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Zone 시스템 차가 큰 사진을 콘트라스트가 진한 사진이라고 합니다. 빛의 세기 차이가 강하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사진가는 Spot을 사용하여 자신이 주제로 부각시키고자 하는 부분을 "HOW"촬영이 가능합니다. 이 HOW라는 것은 말 그대로 어떻게 촬영한 것인지를 말합니다. 인물사진에서 인물을 우리 눈으로 볼 때보다 좀 더 밝게 촬영할 것인가, 어둡게 촬영할 것인가 하는 따위를 말합니다.

이런 세밀한 작업은 오직 Spot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평가측광으로 히스토그램을 보며 노출을 보정해가며 촬영하여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사진가의 의도가 그대로 결과물에 반영되고 무엇보다도 이 결과물을 미리 "예상"하여 촬영이 가능한 측광방식은 여전히 Spot입니다. (평가측광하여 줌렌즈로 화면 가득히 담고 이동해서 다시 재촬영하는 특수한 방법은 논외입니다.)

우리 의도가 그대로 노출에 반영되어 찍힌다니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그러나 무심하게도 이런 좋은 일에는 항상 노력이 따릅니다. 그 노력이라는 것이 Zone 시스템에 대한 이해이며, 많은 촬영에서 오는 경험뿐입니다.
첨부된 파일을 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섬세한 노출이 필요한 사진에서는 Spot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이 사진은 인물사진이며 프레임 우측 하단의 여성이 사진의 주제입니다. 평가측광과 Av로 이런 사진을 찍지 못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ot을 통해서 이런 노출이 중요한 사진을 효과적으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모델의 피부를 좀 더 밝게 찍고 싶었다면, 창 밖의 배경이 더욱 더 많이 하이라이트 오버되었을 것입니다. 머리칼의 디테일과 창 밖 하이라이트의 디테일을 포기하는 대신, 사진가는 여성의 얼굴 디테일을 얻었습니다.

사진에서 "정확한" 노출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절대적인 수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사진에서 "正"노출이란, 사진가가 의도한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노출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비추어볼 때 Spot은 가장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하지만 아까도 언급했다시피 그린 위에서 퍼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듯, 회를 뜨기 위해 횟칼을 다루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듯, Spot은 노출(Zone 시스템과 색상별 반사율 등)에 대한 기본적인 先이해가 전제조건이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제조건이 충분하게 밑바탕되지 않는다면 굉장히 다루기 어렵고 의도한 결과물을 만드는데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Spot의 좀 더 심도깊은 기술을 설명하겠습니다.

보통 플래그쉽 바디나 외장 스팟노출계는 모두 지원이 되지만, 5D, 30D와 같은 바디에서는 지원이 되지 않는 기능입니다. 바로 멀티측광이지요. 말만 거창하지 별 것 없습니다. 오히려 이것도 사진가가 주관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다루기 어렵고, 본인이 쓰는 카메라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우선 제가 쓰는 5D는 18% 노출로부터 -2.5, +3의 관용도(다이나믹레인지)를 가지더군요. (정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프레임에 사진을 담으려는 부분이 있으면 동일한 조리개에서,

1. 하이라이트 측광: 1/1600초
2. 쉐도우 측광: 1/50초
(50-100-200-400-800-1600)

가 나왔습니다. 노출차이가 엄청 큽니다. 밑에 괄호 안을 보시면 6개의 수치값이 나옵니다. 이는 노출 스톱값입니다. Zone 시스템으로 보자면 아마 Zone3에서 Zone8까지 나온 모양입니다. (필름으로 치자면 Zone8은 현상하면 그 디테일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DSLR은 필름과 관용도가 좀 다릅니다.)

이를 콘트라스트가 강하다고 표현합니다. 제 카메라의 관용도를 고려했을 때 될 수 있는한 많이 살리기 위해서는 1/200초가 적정노출이 됩니다. 평가측광에서는 바로 1/200초가 나올 지도 모릅니다. Spot에서는 이런 수고를 겪어야 하지요. 그렇지만 쉐도우만 찍고자 하거나(1/50초), 하이라이트만 찍고자 할 때(1/1600초)를 생각한다면..

만약 평가측광에서 카메라의 관용도를 넘어서는 결과값을 보여준다면? 예를 들어 쉐도우와 하이라이트 중에서 쉐도우는 안되고 하이라이트는 날려도 된다는 상황에서 평가측광은 이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Spot의 결과값을 가지고 우리 사진가는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하지요.

잠시 글의 내용을 뒤집는 말씀을 드리면,

어차피 Spot이나 평가나 그 놈이 그 놈입니다. 분명 평가측광으로도 똑같이 촬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노출 보정이란 것이 일단 찍고 나서 확인이 가능할 따름이고, Spot은 그 결과를 미리 예상하여 촬영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필름에서 큰 장점이지만, DSLR에서는 글쎄요..

하지만 아까 2명의 사진가를 언급했다시피, 저처럼 아날로그적인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나 잘났소"하는 것이 아니라 "나 못났소"하는 것일 수도 있지요. 평가측광 및 노출 보정과 Av로 더 기동성 있는 촬영이 가능한데도 구태여 모든 수작업을 다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런 M모드에서 Spot은 노출에 대한 개념을 바로 서는데 도움이 됩니다. 초등학생들이 계산기로 곱셈을 풀지 않듯 말이죠.

Spot을 유연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컬러를 흑백으로 변환하여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색을 이루는 색상, 명도, 채도 중에서 무엇이 꼭집어 반사율을 결정하는 수단이 되는지 언급할 수는 없으나 제 나름대로의 경험에서는 채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예를 들어, 핑크색을 적절하게 촬영하기 위해서는 노출계가 0을 가라키는 것보다 0.5~1v 오른쪽 (혹은 위)으로 노출바를 이동시킨 후(좀 더 밝게) 촬영해야 합니다. 이는 핑크색이 빨강이라는 색상에서 흰 색이 첨가되어 채도가 옅어지고 색이 밝아졌기 때문입니다. 전부 다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채도가 연할수록 반사율이 높아져서 노출을 보정할 때 좀 더 밝게 촬영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반사식 노출계의 원리를 공부하시면 될 것입니다.)

제가 말재주가 없다보니 글을 어렵게 썰어나간 듯한 생각이 강하게 스칩니다. 사실 몇 번 촬영해보면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노하우를 드리자면 많은 흑백사진을 촬영해보라는 것입니다. 흑백사진은 컬러와는 달리 풍부한 색의 표현보다는 노출에 더욱 더 신경을 써야합니다. (물론 흑백필터를 통해서 특정색을 黑 혹은 白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새벽 2시부터 작성하기 시작한 글이 벌써 3시 15분이네요. 괜히 쉬운 내용을 어렵게 쓴 것은 아닌지, 강좌가 아니라 오히려 헷갈리게 한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섭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알고 있는 내용들에 대한 완벽한 확신이 드는 것은 아니기에 언제나 지적이 따를 수 있고 수정될 수 있기에 많은 걱정도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어려운 부분(먼저 이해해야할 부분)은 괄호 안에 어떤 부분을 이해해야하는지 설명해놨습니다. 천천히 곱씹어 읽으셨으면 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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