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강두), 변희봉(희봉), 박해일(남일), 배두나(남주), 고아성(현서) ...
개봉전에 너무나 많이 알려진 영화라서 이미 줄거리를 대충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듯 하다. 고로, 구차하게 줄거리를 다시 내뱉진 않겠다.
아침 나절에 웹에서 잠깐 봤는데 개봉 최단일에 600만 관중을 돌파했단다. 난 토요일에 심야로 지인들과 함께 동네 메가박스에서 보았다.
심야프로라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주말이어서 그랬는지 매진이었고 12세이하관람가라서 그런지 아이들도 드문드문 보인 것 같았다.
웹에서의 스포일러를 통해서 줄거리를 알고 가려다가 그러면 재미가 반감될 것 같아 그냥 무시하고 보러갔다. 괴물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그냥 지나쳐가는 이따금씩의 괴물 예고편만이 내가 영화를 보기 이전에 얻은 괴물의 정보였다.
시작한지 5분이 채 안되어 등장한 괴물의 실체, 포르말린으로 인해 오염되어 괴이성체로 태어난 괴물, 영화 이곳저곳에 숨겨진 감독만의 의도들, 괴물이야기보다는 가족의 중요성을 한번 더 일깨워주는 줄거리, 은근슬쩍 미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감독의 의도, 조금 미숙하게 끝난 결말 등등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웹을 찾아서 스포일러를 들추어 다시 보았을 때의 그 느낌이란, 뭐랄까.. 영화는 감독 이하 제작자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요즘 영화는 네티즌들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다 라고나 할까.
볼때는 몰랐는데 스포일러를 읽고 있으니 그 때의 그 장면들이 하나씩둘씩 떠오르게 되었고 영화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최단시일내에 한국영화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글을 보곤 과연 이 영화가 이전의 영화들보다 우수한 영화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근래 영화다운 영화가 나오지 않아서 영화에 대해 갈증을 많이 느끼고 있었던 관객들이 많아서 이렇게까지 큰 흥행을 끌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솔직히 조금 실망스런 영화였다. '왕의 남자'도 그때의 사회 흐름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영화의 전체적인 짜임새보다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관객몰이를 하였는데, 이 '괴물'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괴물'의 흥행몰이가 계속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수백만의 흥행을 이끈 영화중에서 제일 우수한 작품을 뽑으라면 난 지금 매일 기록경신하고 있는 이 작품보다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네티즌들의 영화들여다보기를 위해서 이 '괴물'이 더많은 흥행몰이를 했으면 싶다. 지금의 최다관객몰이작품보다 딱 100만만 더 흥행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