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心回歸

가입한 사진 관련 동호회가 꽤 되는 것 같다.

그냥 막연히 가입만 해서 정보만 챙기는 곳도 있고, 관련자료가 필요해서 가입만 해놓은 곳도 있고, 같은 기종의 바디를 사용하기에 아무 뜻 없이 가입해둔 곳도 있고, 같은 지역의 사람들끼리 모이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동경감에 가입해둔 곳도 있고, 오프라인 위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마냥 좋기만 해서 가입한 곳도 있다.

그 중에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마냥 좋아서 가입한 이후로 현재까지 그래도 제일 왕성하게 들락날락거리는 곳이 한군데 있다. 소수의 인원들로 시작은 했으나 한 커뮤니티포털에서 독립해서 웹으로까지 발전해나간, 지금은 꽤 커다라고 느낄만한 동호회이다. 지금은 회원수도 엄청나게 많고 실제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주축들만 해도 2-30명이 되는 웹상에서는 꽤나 알려진(!) 동호회라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근래 들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가입을 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오프에도 참여를 하면서, 소수인원들로만 오붓이 즐기던 예전의 그 맛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자꾸 든다.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에 따른 말도, 글도, 사진도, 사건도 많아지는 법. 조금씩조금씩 이상하게도 이젠 그 동호회가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인원들이 조금 바뀌더라도 예전의 사람사는 맛은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했건만, 내 생각이 틀렸단 말인가.

근래는 동호회를 접을까 하는 생각도 신중하게 하고 있는 편이었다. 이젠 더이상 동호회다운 맛이 많이 사라진 듯한 느낌이랄까. 이러면 안되는데도 싶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한번 나에게 온 이상 떠나질 않는 듯 하다.

이럴땐 이렇게 해야 할까. 자문자답을 해본다.
처음에 포털에서 독립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조용하고 과묵하면서도 친분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 살아있는 그런 때로 돌아가고 싶다. 혹은 한발짝만 더 물러나서 좀 더 객관적으로 우리 모임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서고만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좀더 예전처럼, 예전의 느낌대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전엔 동호회 사이트에 내가 담은 사진들을 포스팅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가 않다. 그땐 포스팅하는 사람도 없었거니와 온라인활동보다는 오프라인활동이 주가 되는 그런 때였었은데, 이제는 온라인이 더욱 왕성하게 돌아가고 있으니.. 굳이 나까지 그런 흐름에 섞이고 싶지가 않다. 포스팅은 이제 내 홈피에만 올리고 결과물을 하나씩하나씩 찬찬히 훑어보면서 예전처럼 반성도 많이 하는 그런 사진을 담아내고 싶다.

잘 될런지 모르겠지만, 마음먹은 이상 하나씩 해볼까 한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보는거다. 처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