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기/...

소강상태

YH, jAcoB 2006. 7. 5. 16:58

밤사이에 많은 비가 뿌렸다.
장마전선이 다시 남하하고 있었단다. 그래서 저녁나절에 시작된 비가 오늘 아침까지 계속 흩뿌리고 있었나보다. 어제 저녁엔 아니 저녁이라기 보단 9시를 넘었으니 밤이라고 해야겠군. 다시 어제 밤에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고 늘상 하던 설겆이, 이튼날 아침밥 안치고.. 할일끝내고 편안한 맘만 있는 주부처럼 누워서 월화요일이면 꼭 보는 CSI시리즈를 시청했다. 7시40분부터 하는 CSI Miami season4, 끝나고 조금 쉬다가 8시 50분부터 하는 CSI LasVegas season6.. 8시가 마악 넘어갈 무렵에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빗소리가 나를 이끌게 되었다. 비내리는 광경을 담아본 것이 언제였던가. 사진시작하고 얼마 안되었을때가 처음이었지 싶은데, 가깝게는 6월25일에 빗속의 촬영으로 신천동 재개발 지구로 나가본 것이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다. 더군다나 비내리는 밤에 사진은 수년전 기억으로 아렴풋했었다. 카메라도 가지고 왔고 필름도 들어있고 테스트도 해봐야겠고.. 그래, 한번 나가보자.
CSI LasVegas season6이 끝나기가 무섭게 G3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가로등 불빛 안에 우산을 받쳐든 여학생들이 또르르 지나가고 있었다. 사실 들고 나갈 때에는 큰 길까지 나가보리라 그래서 좀 더 좋은 광경을 담아보리라 했지만, 내리는 빗줄기가 장난이 아니었던 관계로 고작 나선 길이 집 바로 앞 골목길이었다. RF 카메라의 장점이 장셔터이긴 했지만 1/4이 최고였던 G3로는 어쩔 수 없이 Bulb로 끊어야만 했다. 물론 가뿐 숨을 잘 쉬는 나로서는 삼각대없이 Bulb끊기가 쬐매 어려운 상황이었다. 슉,슉,슉.. 5컷 정도 담아내긴 했는데 촛점이 제대로 맞았는지, 흔들리기도 디기 흔들렸던 것 같았고. 비가 조금만 덜 내렸다면 10컷까지 담아볼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 늘 셔터를 누른 후에 후회하는 것이지만, 그 때 조금만 더 생각해서 이왕 나간김에 조금만 더 찍어볼껄 하는 아쉬움이 날 덮어눌렀다.
오늘밤에 또 찍어볼까 했는데, 이넘의 장마전선이 소강상태인지 아침에 보슬비 뿌리더니 아직까지 날이 꽤(!) 화창한 편이다. 비가 또 와야 될건데..
기우제라도 지낼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