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기/tiP

[하늘의촬영이야기] 사진의 구도에 대한 이야기

YH, jAcoB 2005. 10. 13. 15:07
두고두고 보면서 알아둬야할 것 같기에
하늘님 홈피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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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촬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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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사진의 구도에 대한 이야기 (위도우와 올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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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태어난지 비교적 짧은 예술 분야입니다. 이에 따라 비슷한 예술 분야의 기술적 부분을 많이 수용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사진은 사진.. 비록 비슷하다 할지라도 다른 예술분야의 지식을 수정없이 모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실제 어려운 일입니다.

사진의 구도에 대한 지식은 대부분 미술의 회화에서 차용한 지식들입니다. 하지만 회화와 사진은 아래와 같은 차이들이 있습니다.

1. 사진에서는 프레임안의 물체를 마음대로 빼거나 더할 수 없습니다.
(물론 조건이 맞을때까지 기다릴 순 있겠지만 한계가 있겠지요..
돌이 닳아 없어질때까지 수천년을 기다릴 순 없을테니까요..)

2. 그림에서는 순간적인 장면을 포착하기가 어렵습니다. 소위 말하는 동감(動感)이나 순간적인 어떤 상황을 정밀히 나타내기에는 작가의 감각적 한계로 인해 쉽지 않습니다.

3. 색상이나 명암을 자유로이 지정할 수 있는 회화와는 달리 사진은 그러한 허용도가 낮다. 따라서 구도는 항상 노출과 필름(인화)의 표현력 (계조)와 연동되어 감안되어 진다.


일단은 기존의 미술의 회화의 구도와 주제 표현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화면의 분할이나 흐름에 대한 구분 (수직, 수평, 사선, 곡선 등..) 이나 내용적은 측면에서 주제 (제1주제), 부제 (제2주제), 배경 등으로 구분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상당히 고전적이기도 하며 그만큼 검증받은 방식이기도 합니다. 회화에서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파격적인 구성 (실패의 확율이 높은)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진에서는 다릅니다. 다양한 시도를 수백컷을 한다손 치더라도 회화에 비교할 수 없을만큼 짧은 시간안에 그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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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제가 올린 연작입니다. 이번 강좌의 참고자료입니다. ^^;
이 눈부신 햇살을... : http://c.c.co.kr/g.html?db=cc_gal9&no=308


이번시간에는 기존의 기본적인 구도외에 색다른 주제를 다루어 볼려 합니다. 일단 그를 위해서 필요한 약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타이포그라피 라는 학문이 있습니다. 범위를 설정하기가 애매하지만 기본적으로 문서의 레이아웃을 어떻게 하면 가독성이나 미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가 에 대한 학문입니다.

이 학문에서 제시되는 일종의 표준중에는 "위도우(widow)나 올펜(orphan)을 피하라" 라는 금언이 있습니다. 위도우와 올펜이란게 무엇인가 하면..

1. 위도우는 단락의 시작 부분이나 끝 부분에 있을 수 있는 매우 짧은 단어나 행을 말합니다.
2. 올펜은 단락의 끝에 나타나는 하나의 음절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두 가지의 경우는 가능하면 모두 다 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마치 얼룩 같이 보이며 또한 독서의 진행에 불필요한 관심을 집중시켜 본문의 연속성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이 위도우와 올펜이 페이지를 넘어갈 경우에는 그 문제점이 더욱 심각해지며 고급스러운 워드프로세서의 경우 이것을 자동으로 피해주는 기능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에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의 Page 구분은 실제 프린트된 종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Page 1

|
|
| 그런데 어느 날 줄무늬애벌레는 안간힘을
| 쓰고 기어가는 다른 벌레들을 보았습니다.
| 그들의 목적지가 대체 어디인지 알아보기
| 위하여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러자
| 하늘 높이 치솟아 가는 기둥이 하나 보였
+------------------------------------------


Page 2
+------------------------------------------
| 습니다.
|
| 줄무늬애벌레는 그들 틈에 끼어 기어가다가
| 한 가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하 생략)



여기서 문제 되는 부분은 Page 2의 첫번째 줄에 걸리는 "습니다" 라는 부분입니다. 단락의 마지막부분이 다음페이지로 넘어와버려 전혀 의미없는 음절이 되었습니다. 위의 예에서는 일상적인 "습니다" 정도로 끝나는 단어여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수 있단 말입니까?" 이런 식의 의미가 강한 문구가 페이지의 첫줄에 걸리면 읽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단락의 앞부분에 대해서 다시 읽기 위해 페이지를 앞으로 되돌릴 지도 모릅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Page 1

|
|
| 그런데 어느 날 줄무늬애벌레는 안간힘을
+------------------------------------------


Page 2
+------------------------------------------
| 쓰고 기어가는 다른 벌레들을 보았습니다.
| 그들의 목적지가 대체 어디인지 알아보기
| 위하여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러자
| 하늘 높이 치솟아 가는 기둥이 하나 보였
| 습니다.
|
| 줄무늬애벌레는 그들 틈에 끼어 기어가다가
| 한 가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하 생략)


단락의 마지막이 아니라 첫번때 줄이 앞페이지의 마지막에 걸리고 나머지 단락부분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버린 상황입니다. 이 경우 역시 문서의 가독성이나 연속성을 크게 해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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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회화하는 달리 마음대로 배경을 넣거나 빼기가 힘든) 사진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일어 날 수 있음을 알아 채셨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 강좌의 내용에 대한 예상도 이미 하셨겠죠? ^^;

일단 주제부분의 일부가 화면밖으로 나갔거나 일부만 화면안에 있는 경우는 상당히 파격적인 화면구성이며 오늘의 강좌에서는 제외합니다. 좀 더 강좌를 진행후에 다루어볼 계획입니다.

오늘 다룰 부분은 부제(제2주제)나 배경의 일부가 화면으로 나간 경우, 혹은 일부만 화면으로 들어오는 경우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무조건 이렇다 하는 일은 없습니다. 글자 그대로 그때그때 다릅니다. ^^;

자자.. 서설이 길었습니다. 이제 사진을 보면서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사진속의 붉은 원을 주목해주세요)


첫번째 사진입니다.




위의 사진의 경우 붉게 칠한 배경의 의자의 일부분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화면의 내용에 아무런 도움 (설명)도 되지 못하고 검은 배경위에 흰 물체라서 시선만 혼란시키고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잡음일 뿐입니다. 이게 뭐 별거냐 하지만 이런 것들이 쌓이면 사진이 지저분해지게 됩니다.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촬영하는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전할 필요가 없는 내용들을 사진에서 빼내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두장의 사진을 놓고보면 앞서 이야기 했던 부분이 얼마나 눈에 거슬리는지 쉽게 비교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두번째 사진입니다.

이런 식으로 일부만 들어온 피사체는 무조건 들어낸다 라고 결론이 나면 얼마나 사진찍기가 쉽겠습니까?
만은.. 모든 화면에서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위의 사진은 열대기후의 해변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화면에서 야자 나무의 가지(잎)이 화면에 일부 들어와 있습니다. 현재가 더운 기후이며 이곳이 열대지방이라는 설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이 야자나무 가지가 화면에 들어와야 할 것입니다.

확실하게 현재의 기후나 장소를 설명도 못해주면서 (제대로된 배경의 역할도 못하면서) 삐죽 들어온 셈입니다.
이 경우도 차라리 주제 (배위의 아이)에 집중하는 쪽을 선택하여 야자가지를 잘라냅니다.



장소나 기후에 대한 설명은 부족해졌지만 화면은 훨씬 깔끔해 졌습니다.

만일 위에서처럼 말고 이곳의 날씨나 장소를 명확히 설명해주고 싶으면 아래와 같이 촬영했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인물 (주제)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지게 될것입니다.




세번째 사진입니다.

지금부터는 조금 어려워 졌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에는 들어내지 않는 쪽이 답인듯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주제는 역광으로 보이는 배 입니다. 노을의 해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배경에 구름도 없습니다.
바닷물위에도 파도뿐 아무런 색다른 피사체가 없습니다. 붉은 원안의 사람의 일부만이 화면에 들어와 있습니다.

만일 사람의 전체가 화면에 들어와 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애석하게 이렇게 프레이밍한 사진이 없네요)
비록 크기는 사람이 배보다 작지만 우리가 사람인 이상 사람에게 더 먼저 눈이 가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위에 있는 배" 가 아니라 "배를 타고 있는 사람" 이라는 사진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사진에서는 주제를 배로 잡고 싶은 경우입니다. 부제 (사람)이 주제(배)에 비해 크기도 작고 광선도 약하게 받고 있긴 하지만 자칫 부제(사람)가 주제(배)보다 더욱 눈에 띄이게 될수 있을 경우 이 사람은 반만 화면밖으로 쫓아내었습니다.

그렇다면 몽땅 다 쫓아내면 어떻게 될까요? 배경이 너무 밋밋하고 다른 부제가 없는 상황이라면 화면전체가 너무 심심해 질 공산이 큽니다. 아래의 두장의 사진을 비교해 보세요.. (저는 아래의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이 사진은 사람을 완전히 쫓아내버렸습니다. 화면이 하두 심심해서 아랫부분에 작은 파도를 넣었지만..
여전히 맘에 안 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진은 선택했습니다.


네번째 사진..

이 사진에서는 돛의 일부가 사진의 주제입니다. 배 전체를 찍고자 한게 아니라 빛을 받고 있는 돛의 일부분만을 처음부터 촬영하려고 의도했습니다. 돛이 주제라고 할수도 있지만 돛을 비추고 있는 석양의 빛 자체가 사진의 주제입니다.



피사체의 일부분만을 주제(빛)로 다루어 보여줄 경우 보라는 주제(빛)은 안 보고 감상자는 전체 모습이 어떠할까 하는 불필요한 궁금증을 가지기가 쉽습니다. 이런 상상은 촬영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궁금해 하지 말라고 얼른 알려줍니다. 화면 중앙부분에 푸른색 돛은 단 배 전체 모습이 작게 보입니다. 이런 방식은 주로 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얼마전 개봉했던 "노트북" 이라는 영화를 보면 이 영화는 추리/심리 물이 아니고 남녀의 애정물이므로 '저 주인공이 실제 저 사람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하게 될때쯤에 얼른 '저 주인공의 정체가 무엇이다' 라는 것을 얼른 관객에게 알려줍니다.

서툰 반전의 유치한 사용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방법으로 관객을 "사랑 그 자체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해 줍니다.

주제 (화면 좌측의 푸른 돛의 일부)와 주제의 전체 모습을 설명해주는 화면 중앙부분의 푸른 돛을 단 전체 배의 모습을 배치합니다. 이렇게 해 놓고 보니 이번에는 반복에 따른 쓸데없는 리듬감이 생겨버립니다.

앞서도 이야기 되었지만 이 화면에서는 '돛에 떨어지는 빛'이 주제입니다. 반복에 따른 리듬감은 상당히 강렬한 시선을 끌게 됩니다. 이를 의도적으로 파괴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화면 중앙 우측끝에 흰 돛을 단 배의 일부분을 삽입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흰돛 일부분은 잘라내면 안된다 입니다. 배경에 시선을 뺏기게 될 경우 이를 잡음이라 한다면 이 잡음을 잘라내는 것으로 없애는 방법도 있지만 또 다른 잡음을 삽입함으로써 원래 잡음의 강도를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네번째 사진은 주제외의 부제가 있는데 이 부제를 약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부제 (아주 약한)를 넣은 경우입니다.


다섯번째 사진입니다.

더욱 복잡해 지는 경우입니다.
아래의 사진에서 특별한 한 사람을 주제로 잡은 것이 아니라 화면 중앙의 여섯명에게 고른 분배를 하여 일상적인 해변 풍경을 잡은 것입니다. 여기에 붉은 원안에 뛰어가는 사람의 일부분이 있습니다.



이 붉은 원안에 사람이 화면 중앙으로 진출했다면 이 사람이 가장 시선을 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화면의 가장 자리에 그것도 일부분이 잘려나간 상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무게로 치면 이 사람은 아주 무겁(강렬)겠지만 화면의 끝에 걸려 있으므로 마치 지렛대의 중심축이 중앙이 아니고 한쪽으로 몰려 있을때처럼 이 한 사람과 나머지 여섯사람의 무게 중심이 맞아 있습니다. 붉은 원 안의 사람이 강렬한 인상 (무거운 무게)을 지닐 수 있는 것은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얼마나 빨리 뛰었으면 화면에 다 잡지도 못하고 벌써 화면 밖으로 일부 나가버렸겠습니까? ^^;

화면 전체의 긴장감을 더하면서도 일상적인 풍경과 무게 중심을 맞추는 상태입니다.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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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처럼 이 사람을 잘라내면 긴장감이 줄고 편안한 인상을 전해 줍니다. 이 경우 어느 화면이 맞다고 하기보다는 촬영자의 의도 (편안하고 조용한 해변 풍경이냐? 활기찬 -혹은 젊음이 가득찬- 해변풍경이냐? ) 에 따른 선택일 것입니다.


여섯번째 마지막 사진입니다.

이제 가장 어려운 화면이 남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석양에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세명의 아이들입니다. 화면 중앙에 배치 하지 않은 것은 야자나무 뿌리를 약간 넣고 싶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붉은 원안의 아이의 발 끝을 화면 밖으로 나가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필리핀의 원주민의 아이들입니다. 어머니는 해변가에서 야자 오일을 관광객에게 발라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벌이가 좋은 직업도 아니지만 그나마 그 직업조차 없는 사람들이 태반인 것이 이곳의 현지인의 사정입니다.

움막이라 불러야 맞을것 같은 집에 있느니 어머니를 따라 이렇게 해변으로 나와서는 하루 종일 다른 또래의 친구들과 작은 장난감 하나 없이 그냥 앉아서 놉니다.

나는 이 아이들을 현실에 갖힌 모습 (모래와 야자 나무 기둥에 둘러쌓인) 보다는 비록 작은 희망이지만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작은 통로라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래서 화면(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빠져나가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나는 사진기로 이 아이들을 찍었지만 그 속에 나의 작은 바램(마음)도 함께 집어넣어 보고 싶었습니다.
따스한 느낌이 도는 붉은 톤의 사진이지만 희망과 시원한 탈출, 꿈을 상상시키는 푸른 톤과는 대비되는 지라 흑백처리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줄 수도 있는 붉은 톤 (석양의 빛)을 그대로 살린 대신에 모래와 야자나무에 둘러쌓인 (현실에 갇힌) 모습을 전달해 주기도 합니다.



저는 아래의 사진보다 위의 흑백 사진은 선택했습니다.



위의 긴긴 글이지만 결론적인 내용은 간단 명료합니다.

촬영을 하기 위해 프레임을 구성하면서 촬영하고자 하는 주제에만 마음을 뺏겨서 프레임 안의 작은 구성물들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으면 그만큼 사진의 집중도와 품질이 떨어지며 심하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흐리게 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는 말씀입니다. ^^ 결국 이것은 사진에 군두더기가 없이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되며 강렬한 노출이나 색상이 아니어도 감상자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고급스러운 방법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소한 잡음 (잘못 삽입된 의미없는 구성)들은 여러장을 계속적으로 감상해야 하는 연작에서는 그 부작용이 더욱 가중되어 감상자를 피로하게 하거나 불필요한 곳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위와 같은 방법 외에도 감상자의 시선 집중을 위한 다른 방법들이 있으나 지금은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을 열거하고 나름대로 장단점을 파악하겠습니다.


1. 사진 자체를 강렬하게 노출(색감)을 잡는다. 좁은 계조와 노출차이를 이용해 배경의 명부나 암부를 완전히 삭제하고 주 피사체의 색상을 강렬하게 표현한다.
장점: 감상자의 사진수준에 관계없이 눈길을 끌게 된다.
단점: 오랫동안 혹은 반복해서 감상을 해도 새로운 감흥이란 것이 없이 하나만 보게 되며 쉽게 피로해 진다.


2. 주피사체를 화면에 가득 넣거나 배경을 완전한 아웃포커싱으로 정리한다.
장점: 강렬한 색에 비해서 피로감이 덜하지만 주제의 강조는 여전하다.
단점: 감상자의 시선을 강제로 끄는 작용임에 따라 위화감을 느끼게 되고 감정의 동조를 일으키키가 어렵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풍경이 아니므로)

3. 이번 강좌의 내용과 같이 적절하게 배경을 오픈(아웃포커싱을 하지 않고) 하고 대신 배경의 잡음을 제거한다.
장점: 시선의 흐름을 적절하게 유도하지만 강제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감상자는 피사체외에도 다른 구성물을 자유로이 볼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작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자신의 감상의도를 삽입할 여지를 줄 수 있다.
단점: 배경의 정리가 쉽지 않다. 특히 사람이 많은 풍경이나 복잡한 도심이나 숲의 풍경일 경우 프레임을 잡아 내는데 상당한 시각적 감각이 필요하다. 또한 그러한 가운데서 주제를 부각한다는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우며 실패 확율이 높다.


프레임 속에는 내가 촬영하고 싶은 피사체만 찍히는 것이 아닙니다. 배경이나 다른 부속 구성물들 역시 함께 촬영됩니다. 그것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자신의 사진의 화면은 일부만 "찍은 것" 이고 나머지는 그저 "찍힌 것"일 뿐입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빼지 못할 구성물이라면 설령 처음에는 찍으려고 마음먹지 않았더라도 찍고자 하는 피사체와 어울려 주도록 하는 것입니다. 화면속의 모든것.. 즉 프레임에 담기는 모든 구성들에 대해 마음을 써 주는 것입니다.

내가 찍고 (보고) 싶은 것만 생각하지 않고 화면속 다른 것들에게도 작은 관심이나마 기울여 주는 것..
그런 시선들이 사진에 녹아들면 그 사진에는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담기기 시작하게 될것입니다.

또 다시 내용을 압축합니다. ^^; 사진은 회화(그림)와는 달리 화면의 구성에 있어서 마음대로 빼거나 넣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보다도) 훨씬 더 포용력 있는 눈길로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화가나 사진작가나 혹은 다른 경로로라도 "보는 훈련"을 전혀 하지 않는 일반인들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이는(See) 것과 본다는 (Look) 것, 들리는(Hear)는 것과 듣는다는(Listen) 것은 항상 다른 단어임을 염두에 두여야 합니다.


기억하세요..

사진의 기술로 할 수 있는 최고는 자신이 바라보는 시선을 그대로 사진으로 담는것뿐입니다. 그 다음은 자신의 시선 자체를 업그레이드 하는 일일 것입니다. "시선"을 업그레이드하면 어떤 장비의 업그레이드보다 행복감을 느끼게 될것이며.. 더군다나 공짜이고.. 죽어서 눈에 흙이 들어갈때까지 사용료 무료입니다. ^^;

본 문서의 원본 위치는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http://c.c.co.kr/w.html?db=cc_bbs17 )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