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기/tiP

[하늘의촬영이야기] 촬영의 단계 #1

YH, jAcoB 2005. 8. 28. 13:59
두고두고 보면서 알아둬야할 것 같기에
하늘님 홈피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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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촬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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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촬영의 단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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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좌는 예전부터 한번은 정리 하고픈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요즘 들어 부쩍 건망증이 심해지는
관계로 머리속에만 애매하게 된 부분을 제대로 정리도 하고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더 나이들어
까묵을때쯤에는 다시 보며 회상할 수 있을거 같아서 한번 작성해 보려 합니다.

촬영의 단계라는 강좌는 단순한 촬영의 각 스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진 촬영을 준비하고
촬영하고 마지막에 정리하는 단계까지의 전체의 흐름을 다시금 짚어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물론 내용자체가 완벽히 검증된 것도 아니고 제 개인의 경험에 의한 극히 제한적인 지식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저 역시 잘 모르는 것이 많고 글을 쓰며 나름대로 자료를 정리하곤 하지만 완전히 검증된
내용은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저 역시 아래의 내용을 다 실천하는 것도 아니고 아래의 글처럼 모든 것을 그리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단락이 시작할때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이런 식의 글을
넣다가는 끝까지 읽기도 전에 예의 문구에 질리실거 같아 생략했습니다. ^^;;

아울러 아래의 내용들을 보자면 나름대로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강조를 하거나 긴 글을 읽기 지루하실까봐
나름대로 재미있게 쓴다고 하다보니 다소 투박하거나 과격한 억양이 들어간 부분이 있습니다. 읽으시는
분에 따라 불쾌감을 느끼실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냥 "이거 중요합니다." 이렇게 쓰기에는 재미도 없고
좀 믿믿해서 그러한 문구를 삽입한것 뿐이고 저 또한 아래의 모든 항목을 언제나 교과서처럼 진행 하지는
못합니다.

미리 사과 말씀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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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나 군대 혹은 무용이나 거의 대부분의 몸을 이용하는 운동/행위에서 구분 동작이라는것이 있습니다.

하나의 연결 동작을 단계별로 나누어서 한 단계 단계를 상세히 습득후 익숙해지면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속된 행위를 배우는데 있어서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한번의 셔터를 누르기 위해서 행해지는 일련의 과정을 단계별로 자세히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아마 이 부분은 사진을 처음 배우면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임과 동시에 가장 마지막까지
자신의 몸과 카메라에 최적화시키며 나아가야할 부분입니다.

"이것으로 사진이 달라질까요?.. 당연히 네.. 입니다. 더군다나 아주 많이 입니다." ^^;
그리고 이것은 가장 기본임과 동시에 향후 자신의 사진의 수준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의
한계를 결정하는 잣대가 될지로 모릅니다. 아래의 강좌를 끝까지 읽어가면서 느끼시겠지만
단순한 기능적 습득이 아니라 사진을 대하는 태도 혹은 사진에 대한 자신의 입장/생각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제가 이런 강좌를 한번 읽고 이해/기억 할 수 있게 짧게 끊어서 작성하려 했습니다만
이번 첫번째 강좌는 예외로 워낙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제법 내용이 길듯
합니다. 다음 강좌부터는 그래도 짧고 간단간단하게 진행할 예정이니 힘들 내세요 ^^;


사진이 취미라고 해서 모든 사진이 취미이신 분이 똑같은 부분이 취미인 것은 아닙니다.

사진기의 매커니즘을 감상하는것이 취미이신 분도 있고 모양이나 조작성에 감탄하여 수집이
취미일 수도 있습니다. 사진기를 사고 팔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취미일수도 있고 때론
몇푼 안되지만 사고 팔면서 약간의 이문을 남기는 것이 즐거우신 분도 있겠지요.
또한 비싸보이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것이 취미이신 분..
사진 자체가 아니라 동호회의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주력
취미일 수도 있습니다. 사진을 촬영하여 상업적인 이용을 목적으로 촬영에 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는 사진 이론에 대한 실습 목적일 수도 있으며 보기에 좋은 이미지를 얻는 것이
즐거워서 사진을 취미로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기록 (현상이나 사건, 혹은 마음)을
목적으로 하실 수도 있겠네요..

같은 사진이라 하지만 수 많은 목적으로 모이신 분들이겠지만.. 아래의 글은 이런 분들중에
좋은 사진의 결과물을 얻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신 분을 위한 문서입니다.

사진 (이미지) 자체에 취미를 집중하신 분들 중에서도 또 나름대로 나누어 집니다. 우연에
의해 (기계에 의해) 생기는 이미지를 얻는 것이 취미일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래의 길고 복잡한 글을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자주 출사 나가셔서 많이 찍으시면
됩니다. 우연이라는 단어 자체가 확율이라는 의미이고 시도횟수가 많을 수록 (우연에 의한
결과물이지만) 좋은 결과물을 얻을 확율 역시 높아 지는 것입니다.

일견 위의 제 문구로 이런 분들을 비하하는 것 같지만 아닙니다. 학문이 아니고 취미일때는
그것은 순수하게 즐기는 사람의 것입니다. 학문이나 일하는 것처럼 그렇게 머리 뜯어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이 최고로 옳은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많은 출사를
아래의 길고 긴 준비가 아니라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맘 편하게 나가서 운에 맡길때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운에 맡겨서는 어느 이상 자신의 사진의 발전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처음 몇번만
어려워도 몸에 익혀두면 나중에는 별로 의식하지 않아도 계속적인 자기 발전을 시키는 선순환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요? 저는 주변 분들이 충분히 몸소, 가슴 아프게 인식하시는 바와 같이 뽐뿌가 취미에유)


촬영의 단계는 크게 아래와 같이 나눕니다.

A. 출발전
B. 출발, 이동 (출사지로)
C. 출사지 도착, 이동 (피사체로)
D. 촬영 세팅 및 촬영
E. 마무리, 이동 (다른 피사체로)
F. 복귀, 정리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D 부분일 것입니다만 이번에는 이왕 일 펼쳐 놓은거 좀 넓게 잡아
봤습니다. 자 이제 각 단계별로 세부 단계를 하나씩 짚어가도록 하겠습니다.


A. 출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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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축구를 예로 들어보이겠습니다. 동네축구에서는 멋진 드리블과 화려한
개인기를 가진 분이 최고입니다. 골키퍼까지 제치고는 멋지게 득점합니다. 구경하는 동네사람들
의 환호를 한 몸에 받습니다.

하지만 좀 더 전문적인 축구인 프로 축구를 생각해 보세요. 무엇보다 감독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동네 축구에서는 없는 작전이라는 것을 구상하는 사람입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이 감독의 역활이
지대하다는 것에는 아무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경기 내내 공에
손도.. 아니지 발 한번 대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제 사진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처음 사진기를 배우는 분들이 쉽게 빠지는 오류중에 하나가 이것
입니다. 카메라의 조작이 좋은 사진을 얻는데 가장 중요하다.. 아니 가장이 아니라 전부다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위의 동네축구 관람객 수준을 넘기 위해서는 감독이란것.. 작전.. 촬영 전에 준비와 기획이 어쩌면
촬영자체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한편의 시를 읽으면서

"아.. 이 페이지의 "가"라는 글자는 얼마나 선예도가 뛰어나고 흑백의 배치가 유려한가!!"
라고 감동하는 사람과..

"아.. 이 시인은 이 대목에서 얼마나 슬펐을까.. 나까지도 슬프다!!"
라고 감동하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위의 예는 글자만을 읽는 사람이고 아래의 예를 내용을 읽는 사람입니다.

멋진 글자를 만든다고 해서 좋은 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단 한글자에 모든 것은 쏟아붓는
서예도 있을 겁니다만 그 서예조차도 한 글자에 글자만을 넣는 것이 아니라 서예가의 감정과 마음까지도
쏟아붇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A 장은 어쩌면 위의 축구 감독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왜 축구 이야기에서 볼을 드리블
하고 슛하는 기술 이야기는 안하고 332 니 투톱이니 공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넘어가시면
언제까지나 동네축구에 관람객을 넘어설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보너스로 뽐뿌 방지를 위한 멘트 하나 드립죠..

"멋진 글자"를 만들어 내는 장비는 많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는 사람만이 만들 수 있습니다.

사진이 그렇고 한 편의 시나 소설 역시 그렇습니다. 어쩌면 세상일이 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1. 출사 장소를 선정 합니다.
가장 즐거울 때입니다. 함께 출사가실 분들과 멋진 장소를 고르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지세요
무언가 촬영하고픈 주제가 있으면 동호회내 촬영 경험이 많으신 분께 관련 장소를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실 이런 대화에서 동호회내 사진에 대한 수준이 나타나게 됩니다.

a. "겨울인데 어디 갈대 이쁘게 핀 곳 없어요?"
b. "무언가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색의 깊이를 나타낼만한 촬영지가 없을까요?"

두 질문중에 b 가 좀 있어 뵙니다. 동호회내 촬영 수준이 단순한 소재 중심이 아니라 사진적
의미를 이해하고 내용이나 함축적 상징 중심으로 사진을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있어뵈는 b. 의 질문에 대해 이런 대답도 나올 수 있습니다.

"공동묘지, 화장터, 쓰레기장, 원자력 핵폐기 처리장 가보셔.. 물런 난 안 간다네~"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질문이 있어뵌다고 답변까지 있어뵈란 법은 없습니다. ㅡ.ㅡ;;
(좀 더 솔직히 쓰자면 장소는 별 관계가 없죠 ^^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가짐의 문제일뿐~)


2. 사전 출사 연습 : 중요한 출사 (먼 곳이나 외국)일 경우 해당 출사 이전에 그 출사와 동일한
장비를 세팅하여 가까운 곳에 가볍게 출사해 봅니다. 이는 해당 장비의 정상적 작동을 테스트하고
여러 장비를 운용하는 경우 해당 장비를 손에 익히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특히 자기가 이전에 사용해 본 적 없는 장비를 다른분께 빌려서 가고자 하는 경우 사전 출사 연습을
꼭 해봐야 합니다. 좋은 장비라고 빌려가봐야 손에 맞지 않는다면 실패 확율만 높아질 것
입니다. 언제나 기억하세요.

"칼이 날카로우면 그만큼 다치기도 쉽습니다."
(좋고 비싼 전문용 카메라나 렌즈일수록 운으로 좋은 사진 나올 확율은 떨어집니다.
장비가 좋을수록 미세한 운용의 잘못까지도 그대로 이미지에 나타나게 됩니다.)

만일 노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데 완벽한 수동과 정확한 노출 (여기서는 바디에서 보는 적정
노출) 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장비를 지니고 있는데 사진이 영 믿믿하니 재미가 없으시다면
순수 매뉴얼 (자기 맘대로) 노출을 지정해서 촬영해 보세요. "자기 맘대로" 가 어렵다면
필름 껍데기에 맑은 날. F8 에 1/250초.. 흐린날 1/60초.. 이렇게 써 둔 인쇄대로 "막" 찍어보세요.
노출이 엉망이어서 대부분의 사진이 개판일 겁니다. 그래도 절망하실 겁니다. 왜냐면 "그럴듯한"
사진이 나올 확율을 되려 높아질테니까요.. 전문용 장비라는 것은 그런 것입니당 ^^;

사용자가 지시하는 대로 완벽하게 작동하는.. 그렇지만 실수 역시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이
그 "전문용" 장비의 미덕이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해외 출사의 경우에는 꼭 이 사전출사를 진행하며 해당 출사지의 환경에 적합한지도
사용하면서 함께 고민해 봅니다. 만일 적절치 않다면 다른 장비로 교체하여 사전 출사 연습을
하여 확신이 생기는 장비를 들고 출사를 출발합니다.



3. 촬영 주제를 선정합니다. : 출사 기간에 따라 하나의 주제 혹은 여러 주제를 잡게 됩니다.
제 경우 연작에 사용할 멘트나 음악을 미리 정합니다. 혹은 음악에 맞추어서 또는 다른 분의
싯 구절에 맞추어서 연작을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나 출발 며칠전부터 해당 글이나
음악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을때까지 계속적으로 반복합니다. 제 경우 제가 원문을 작성하는
글인 경우는 시간 나는 대로 읽으면서 단어나 문장을 계속 수정하면서 기억하는 방법을 사용
합니다. "어떤 글이라도 10번이상 수정되지 않으면 타인에게 보이지 않으며 어떤 말이라도
10번이상 숙고하지 않으면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어떻습니까? 있어뵈지 않나요? 안 그렇다구요.. 사기 치지 말라구요? 헉.. 죄송합니다. ㅠㅠ;
(눈치가 빠르시군요.. 흠흠..)



4. 촬영 주제를 촬영에 맞게 (혹은 기억하기 쉽게) 가공합니다. :
촬영에 대한 강좌 005번 사진에 의미 담기 #1 ( http://c.c.co.kr/w.html?db=cc_bbs17&no=20 )
에서 설명된 바와 같이 촬영 주제를 촬영에 맞게 가공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싯구절이 있다고
하면 싯구절을 그대로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고독", "외로움", "바램", "잊혀짐" 이런 식으로
기억이 가능한 수준으로 최대한 압축/추상화를 합니다.

최종적으로 출사를 떠나기 전에 머리에 남는 것은 "고독"을 느끼는 사진 2장, "고독에서 외로움
으로 전이되는 과정 3장", "외로움속에서 어떠한 것을 바라는 모습 2장" 이런 식으로 촬영하기에
쉽고 기억하기 쉽도록 기억해 둡니다.

출사중 그날 찍고자 하는 주제가 다 완성되었다면 집중도를 약화하고 맘 편하게 놀거나 여행 자체를
즐깁니다. 혹은 주제를 다 못찾아서 완성되지 않았다면 다음 출사때 나머지를 촬영할 것으로
계획을 잡거나 아니면 열심히 계속 찾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는 찍을거 많고 좋은 장면 많은데로 설렁 설렁 놀때가 있고 어떨땐
출사 마치고 복귀하면서 구지 찍을것도 없는데서 머 찍겠다고 헤매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소위 고수 따라 한답시고 옆의 고수분이 놀때 같이 놀고 찍을때 무작정 같이 찍어보겠다고 하다간
되돌아와 사진을 비교하면서 느끼는 것은 절망 뿐입니다. 따라 할려면 정말 똑같이 하던가
아니면 고수분이 그렇게 하는 이유를 먼저 파악해야만 따라하기도 가능하겠죠 ^^;

단어에 얽매이는게 아니라 의미를 담는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A.3 번 단계에서 이러한 추상적
주제가 어렵다면 그냥 피사체 사물 중심으로 이번에는 갈대 혹은 그림자, 노을빛 등.. 실제적인
사물 중심으로 촬영 주제를 선정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용적인 촬영 진행보다는 손쉽겠지만
사진의 무게감은 덜 할 것입니다.


5. 출사지의 날씨, 습도, 시각, 이동거리 등을 고려해서 장비를 세팅합니다. :
출사 전날 일기 예보나 출사지에 거주하고 계시는 분을 알고 있다면 연락하여 여러 정보들을
입수 합니다.

삼각대의 경우 셔터 속도를 확보하기 어렵거나 확대 인화등을 목적으로 할 경우에는 지참
합니다. 하지만 촬영시 이동거리가 멀거나 장비의 무게가 무거워서 체력을 떨어지게 해
되려 촬영에 방해가 된다면 삼각대를 빼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습도가 낮고 대기가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기속의 이물질이 적습니다.
그만큼 빛의 산란이 적고 빛의 순도가 높아 집니다. 이에 따라 헤이즈 등이 적고
하늘색은 짙은 푸른 색을 띄게 됩니다. 빛 자체는 순도가 높아서 피사체의 채도가
높아지지만 겨울이라는 계절때문에 채도가 높은 자연계의 피사체는 적어 집니다.

여름은 그 반대입니다.

일출이후 오전10시 (겨울기준, 여름은 9시) 까지는 붉은 톤에서 오렌지 색상으로 태양의
색온도가 낮습니다. 이때는 전반적으로 Red (Yellow=Red+Green) 톤이 사진에 끼이게 됩니다.
낮에는 천공광 (SkyLight)가 강해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Blue 톤이 들어 옵니다. 가장
피해를 많이 받는 경우는 여름에 Green 의 나뭇잎 (원경) 입니다. 이 경우 Green 에
Blue 가 끼어서 청록색의 나뭇잎 색이 됩니다.

숲속이나 여타 동일한 색상이 주가 되는 공간에 휩싸일때는 그 색상이 전반적으로 이미지에
끼어 들게 됩니다.

이러한 특정 피사체가 아니라 환경에 따른 전체적인 채색이 예상될때는 이를 보정하기
위해 필터, 필름 등을 선정합니다. 혹은 이와는 반대로 이러한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서
고의로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먼 산의 푸른 숲 (Green) 은 낮은 채도에 푸른 톤이 낀 청록(Green+Blue)의
색으로 보입니다. 빛의 방향이나 필름, 렌즈의 발색으로 이런 식으로 촬영하면 산이 멀어
보입니다. 반대로 원래의 색상 (Green) 재현에 주력하면 산이 내 앞으로 다가와 보입니다.

추후의 강좌에서 다룰 내용입니다만 원근감이란 크기외에도 채도, 명도 등에서도 우리의
인식은 영향을 받습니다.

아래의 참고 연작은 이 눈부신 햇살을... http://c.c.co.kr/g.html?db_cc_gal9&no=308
입니다.

푸른 (Green) 색으로 보이는 중원경의 숲의 색상을 유심히 봐주세요.

[A]


[B]


[C]


위의 연속된 석장의 사진은 실제 거리와는 무관하지만 순서대로 먼 거리에서 가까운 거리로
느껴집니다. 화각도 이에 맞추었고 색상 (채도와 녹색의 순도)도 이에 맞추었습니다.

화각에서 느껴지는 원근감과 색상 (채도와 녹색의 순도)의 원근감이 맞을 경우는 거리감이
증폭되고 반대로 세팅되었을때는 비현실적인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잠시 딴 이야기입니다만 위의 연작은 바다에서 육지 (해변)으로 이동하는 순서로 구성되었
습니다. 바다에서 더 먼 바다를 보는 풍경, 바다에서 육지를 보는 풍경, 육지로 올라서는
장면, 육지에서 바다를 보는 풍경, 육지에서 육지(해변)을 보는 풍경 순서로 연작이 구성
되었습니다.

장면 설명은 깁니다만 촬영자의 시선의 방향은 바다와 육지를 번갈아 교대되지만 촬영자의
위치 자체는 일관되게 바다에서 육지(해변)으로 이동중입니다. 해서 육지를 대표하는 숲은
점점 촬영자(감상자)에게 다가서는 느낌을 연작 내내 표면에 드러나는 화면외에도 하나의
복선처럼 바닥에 깔아둔 것이 이 채도와 녹색의 순도의 증가입니다.

하지만 실제 연작의 순서는 [B], [A], [C] 입니다.

바다에서 볼때는 가까와보이더니만 [B]
실제 육지(해변)으로 오려고 하니 멉니다. [A]
그래도 결국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C]

이런 의미였습니다.

감상자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촬영자의 시선과 동일화 되도록 노려봤습니다만.. 보시는
보와 같이 실력부족으로 효과는 별롭니다. ㅋㅋ..

이렇게 긴 설명이 되는 것은 출사지의 환경을 있는 그대로 재현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재설정 할 것인가 혹은 부분적으로 시간이나 계절감만을 다른 기준으로 맞출 것인가
를 결정함에 있어서 렌즈의 발색이나 필름의 색감이 상당히 중요하고 이에 대한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진에 대한 수준이 향상되면서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것은 자신의 사진에 "날씨"를 넣는
것입니다. 겨울이면 메마른 가지를 찍지 않아도 겨울처럼 보이고 추운 날이면 오돌오돌 떨고
있는 강아지가 아니라도 추워보여야 합니다. 여름 역시 물 튀기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라도
후덥찌근하게 보여야 합니다. 비가 온다면 빗방울을 찍지 않아도 비가 오는 것으로 보이고
저녁이면 흐린날 정오와는 다른 느낌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기 위해 먼저 극복해야 할 것은 각기 다른 날씨(환경)에 따른 미세한 대기의 차이와
이 차이에서 발생되는 피사체의 발색과 명암의 차이등을 찾아 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이후 그 환경에 맞는 기준 노출의 세팅과 대기감(공기감)의 재현 - 공기중의 습도나 온도를
화면에 재현 - 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노출에 대한 강좌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출사 위치나 기간등에 따라 바디와 렌즈의 갯수, 필름롤수, 메모리 카드 용량 등을 결정합니다.

필름이나 렌즈 색감에 대해서는 추후에 강좌 기회를 만들기로 하고 주위의 고수분에게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필름이나 렌즈 색감을 미리 숙지해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기타 준비물로는 꼭 추천하고 싶은 것이 나침반입니다. 어느 출사지에 갔을때 해가 어디에
있는지 피사체가 어느 방향으로 있는지를 꼭 알아두어야 합니다. 당장 조건이 맞지 않아도
몇분 (혹은 몇시간) 후에 원하는 방향으로 해가 비치는지.. 다른 계절에는 어느 시간인지를
알아 둔다면 다음 출사에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각도의 빛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간혹 어느 분들은 혹여 어느 장소에서 멋진 장면을 사진으로 얻었더라도 곧잘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거기 다시 간다고 해도 촬영 환경 (빛이나 여타..) 이 똑같지 않으니 어찌
그런 사진을 얻을 수 있겠냐고 말합니다.

나침반과 촬영 시간을 알 수 있는 시계만 있었어도 나름대로 훌륭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을
테지만 그저 불가능 하다고 포기하는 셈이지요.


6. 렌즈, 바디, 필름 등이 결정되었으면 카메라를 장착하여 정상 작동 유무를 테스트 합니다.
A.2 의 사전 출사 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떠나기전에 최종적으로 간단하게 테스트 합니다.

전원 켜짐, 필름 감김, 셔터 눌림, 측광등을 기본적으로 테스트 하고 삼각대를 지참할 경우
삼각대 퀵슈 (이거 곧잘 까묵어서 삼각대 들고 간 이후에도 쓰지 못할때가 있습니다.)와
릴리즈 (삼각대를 가지고 가면 릴리즈는 필수입니다.)
카메라 배터리는 필히 여분으로 준비합니다.


7. 출사지 코스를 점검합니다.
이부분은 초보자분께는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동호회의 고수분의 도움을 받으셔야 할 것이지만
자주 연습해 보면 감이 잡힙니다.

a. 사전답사 등을 미리 한 경우라면 사전답사에서 필히 지참해야 할 것이 시계와 나침반 입니다.
해당 시간에 해가 어디에 있는지를 나침반을 통해 파악해 둡니다.
날씨나 계절, 촬영주제, 빛과 피사체의 방향 등을 감안하여 출사지 코스의 순서를 정하게
됩니다. 나름대로 내공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b. 사진이 빛을 찍는다고 말로는 하면서 빛의 원천 (태양)이 공중에 어디에 있는지도 관심 없다면
찍히는 건 "빛"이 아니라 그저 "운"일 뿐입니다.

c. 사전 답사팀은 그저 빛과 피사체의 방향만을 체크할 것이 아니라 본 촬영에 참여할 분들의
장비 (바디나 렌즈 구성), 촬영의 취향이나 원하는 촬영 주제, 촬영 기술의 수준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아무래도 각기 다른 취향의 많은 분들이 본 촬영에 참여하기 때문에 모든
요구를 반영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사전 답사의 성공 여부는 본 촬영을 다녀온 후 참여하신 동호인들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요 ^^;


d. 지도를 보실 수 있는 분은 출사지 도착시간의 태양의 수직각과 촬영지 주변의 산이나 다른
지형의 높이 등을 감안해서 산 그림자 아래인지 태양이 보이는 자리인지 접사나 정물처럼
가까운 피사체 중심인지 먼 피사체 중심인지 등을 미리 파악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태양의 수평과 수직각은 날짜와 시간으로 대체 가능합니다. 해당 날짜의 해당 시간의 태양의
각도는 항상 똑같으니까요. 적당한 사이트를 찾아보면 금방 날짜와 시간을 가지고 태양의
각도 (수평 및 수직각)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

혹은 사전답사 팀으로부터 이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산그늘에 들어갈
것 같은데 내가 촬영하고자 하는 주제가 따뜻한 (Red 혹은 Yellow톤의) 내용이라면 강한
색감의 렌즈나 필름을 쓰면 어려운 촬영이 될 것입니다. 그늘의 높은 색온도로 인하여
원하는 주제를 받쳐줄 배경이 되는 색감이 Blue 톤으로 자칫 차갑고 우울하고 냉담한
느낌을 자아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장소를 바꾸지 못한다면 이럴 경우 최소한 채도가
낮은 필름과 렌즈를 사용하며 반대되는 느낌을 최소화하고 암부의 색조를 특히 신경써서
차라리 일부 언더로 촬영하여 불루톤의 암부를 검은색으로 포기하는 방법까지도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색 보정 필터의 사용도 검토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환경이 높은 색온도로 인한 Blue 톤이고 원하는 톤은 보라색톤일
경우 보정필터는 보라색을 끼우는게 아니라 붉은색 필터를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보라색은
Blue+Red 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이런거 생각 안하고 보라색 필터를 끼우면 실제 색이
섞이는 것은 보라(Blue+Red) 에 Blue 가 되어 Blue 에 치우친 보라가 됩니다.

색 보정필터는 주로 흑백에 사용한다고 하지만 칼라의 변화에 세밀한 검토가 없으면
원하는 흑백 이미지를 얻는 것 역시 쉽지는 않습니다. 위와 같이 특정 색 바탕을
원한다고 해서 그 색 자체를 필터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전반적인 색조
(색온도나 넓은 색반사)를 감안하여 색을 섞어 원하는 색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필터를 지정해야 할 것입니다.

"저요? 저는 무거워서 필터는 안 들고 다녀유... "

최소한 약한 색감의 렌즈나 필름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주 촬영 피사체의
거리에 따라서도 렌즈나 필름의 컨트라스트를 미리 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접광이 들어오지 않는 그늘은 명암차가 적기 때문에 그만큼 컨트라스트가
약합니다. 이때는 그 환경을 그대로 재현(혹은) 강조하기 위해 컨트라스트가 약한 필름
(고감도 필름, 네거, 흑백, 인물용 필름, 인물계 렌즈) 을 사용합니다. 만일 그늘의
믿믿함이 싫어서 나름대로 색다른(강렬한) 느낌을 주기를 원한다면 환경과는 반대되는
필름을 선택합니다. (저감도 필름, 슬라이드, 풍경용 필름, 접사용 렌즈, 광각용 렌즈)


필름이야기가 나왔으니 잠시 필름에 대한 상식적인 이야기를 이야기를 하나 풀어 보겠습니다.
모모 메이커에 인물사진용 필름이 있다고 합시다. (전문적인 인물용 필름을 이야기 합니다.)

그렇다면 아.. 이 필름은 인물에 찍는 거구나.. 이렇게 이해하시는 분이라면 조금만 더 생각
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필름은 일반적인 인물 촬영 환경에 적합한 필름이구나 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인물촬영 환경이란..

a. 선예하고 날카로움 보다는 부드러운 인상을 위해서 소프트한 경향이 있다.
b. 강한 컨트라스트 보다는 약하고 폭 넓은 계조이다.
c. 높은 채도보다는 낮은 채도이다.
d. 전반적인 색조는 따뜻한 (Warm, Red 혹은 Yellow) 계열의 색조이다.
e. 대형 인화보다는 12R 이하의 중소형 인화가 주된 목적이며 인물은 쉽게 움직이므로
아주 상세한 미립자 보다는 셔터속도를 확보하기 위한 적당한 감도 (100~200사이)를
가지고 있다.
f. 인물은 밝게 찍는 경향이 있으므로 필름의 노출허용도는 언더쪽보다는 오버쪽으로 편향되어
명부의 디테일을 잘 살아나지만 암부의 디테일 재현에는 약하다.

소위 인물용 필름이라고 해서 인물만 찍어야지 하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이러한 필름의
특성을 가지고 있겠구나 짐작하고 다른 촬영에도 용도에 맞으면 이런 류의 필름을 이용해
볼만 할 것입니다.

같은 이유로 접사 렌즈를 가지고 인물 촬영을 한다고해서 렌즈에서 레이져광선이 나가서 모델이
다치거나 카메라 바디가 부서지는 일은 없습니다. 과일 깍는 칼로도 용도에 맞으면 회를
뜰때 쓸 수도 있는 거니까요 ^^; 그리고 아주 가끔이겠지만 횟칼보다 과일칼이 회를 뜨기
좋은 경우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이런 식으로 출사 코스를 머리속으로 그리면서 소모되는 필름이나 교체되는 렌즈의 순서를
시뮬레이션 해 봅니다. 출사지에 와서 슬픈 이야기를 하는 어느 분의 멘트를 들어보시죠 ^^

"이야~ 이런 장면은 흑백사진이어야 맛이 사는데..근데 내 바디에는 칼라필름이 아직
20장이나 남았네.. 에구.. 이러니 다른 바디가 하나 더 있어야 혀.."

결론적으로 위의 이 코스 시뮬레이션이 잘못되서 필름운용이 실패한 것입니다. 혹은..

"에구.. 여기서는 광각이 좋은데 가방에서 꺼낼려니 무쟈게 귀찮네.. 그저 줌이 최고야"

이런 멘트도 가끔씩 출사지에서 듣게 됩니다. 사전답사팀과 충분한 의사소통이 안 되었거나
사전답사팀의 실력부족 혹은 7번 단계의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게으름입니다.

이 게으름을 고치지 싫으면 말마따나 바디를 하나 더 사시던가 단렌즈에 필적하는 줌렌즈
(아무래도 단렌즈보단 비싸죠) 를 사시던가.. 돈으로 메꾸면 됩니다. 다만 무게에 따른
육체적 고통은 늘어나지만요 ^^;;

가볍고 화질 좋은 렌즈나 바디 사신다면 된다구요? 네.. 가능은 합니다만 육체적 고통이
줄어드는것보다 금전적 고통이 훨씬 더 크게 늘어날듯 합니다. ^^;

혹여 출사지에서 제 옆에 어느 분이 위의 멘트를 하신다면 저는 위의 쓸데 없이 긴긴
멘트보다 당연히.. 아래와 같이 대답합니다.

"맞아유.. 사셔야쥬.. 잘 생각했어유.."

왜냐구여? 전 취미가 사진 강좌나 바른 촬영 권장 이 아니라 뽐뿌가 취미거덩여.. 허걱..


8. 장비와 코스가 결정되었으면 가방을 쌉니다.
코스를 검토하면서 위의 촬영 주제를 계속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출사지에서 안전한 장비의
사용을 위해서 튼튼하고 안전하게 가방을 쌉니다. 필름도 함께 넣어 둡니다. 딱 맞는 카메라

"가방이 없다구요? 그럼 사셔야쥬.." 헉.. 이거이 버릇이 되서리.. 죄송..

아울러 출사지에서 입고 갈 옷도 미리 준비 해 둡니다. 본격적으로 떠나는 기분이 드실 겁니다. ^^

제 경우 출사를 갈때는 가능하면 검거나 흰옷, 최소한 무채색 (회색)옷을 선호합니다.
사진속의 이미지에 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 주변의 모든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촬영자의 의상 역시 포함되는 이야기입니다. 카메라 장비 (특히 렌즈, 후드)는 모두
검은색 일색입니다.

특히 접사를 주 코스로 하는데 빨간색이나 노란색 같은 원색의 바지를 입고 출사간다고
따라오는 동호인이 있으면 말려 주셔야 합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러한 원색 계열의 옷을 입고 출사를 감행한 경우 특히 역광 (역사광)으로
근접 피사체의 촬영은 피하셔야 합니다. 역광으로 찍으면 온통 실루엣뿐이라서 색이 안
비치신다구요? 노출공부가 필요하시군요. 다음에 제가 노출 강의할때 들어 주세요.. ㅡ.ㅡ;;;

빛과 사진을 보는 눈이 예민해 지면 사실 누가 뭐라 말 안해도 풍경속에 자신의 의상은
풍경 그 자체의 순수한 빛 상태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만 그렇게 체감할때쯤이면 이미 수천장 그것도 모르고 찍어버린 필름과 세월이 아까울 것입니다.
해서 이렇게 미리 언급해 본 것입니다. ^^



9. 출사지의 정보(이미지)를 입수합니다.
만일 자신이 이전에 출사를 한 적이 있는 장소라면 이전에 촬영했던 사진들을 다시 봅니다.
그때 실패했던 사진이랑 성공했던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이번에는 어떤 기술적인 보정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 봅니다.

만일 자신의 홈페이지가 있다면 대부분 성공한 사진만 올리게 되지만 어느 공간에는 실패한
사진들도 올려두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다음에 그와 비슷한 출사지를 갈때 참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 홈에 Landscape Print -풍경/일반-라는 공간이 이런 일을 합니다.)

꼭 홈페이지가 아니라도 자신이 실패했던 (물론 성공했던 사진도) 결과물을 어떤 조건
(계절, 촬영 시간, 날씨, 소재, 장소)에 맞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자신의 사진을 이런 식으로 (온라인이든 오프-인화물, 필름-라인이든) 정리하지 않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하셔야 합니다. 그런거 머리 아프고 그냥 서터 누르는게 즐거워서 사진을
하신다구요? 그럼.. 바디에 필름 넣지 마시고 촬영 하세요. 어차피 다음에 안 볼 사진이라면
구지 필름 낭비할 필요는 없으실듯.. ^^ 그것도 맘 아프시다면야.. 돈은 좀 깨지지만 여태
하던 대로 필름 넣고 그냥 운에 맡기고 맘 편하게 촬영 하세요. ^^;

결과물만 보자면 아무생각 없이 단순한 습관으로 촬영하는 사람의 10년 경험보다 심사숙고하고
결과물을 촬영에 다시 반영하면서 계속적인 검토를 하면 사람의 3개월의 경험이 더욱 뛰어난
결과물을 만듭니다. 그저 하는 말이 아니라 주위에서 많이 봐왔습니다. ^^;

이런 저런 자료라도 없다면 사진 동호회에서 검색을 통해서 해당 출사지의 촬영된 이미지들을
미리 예습합니다. 일출이나 기타 특수한 촬영 혹은 바닷가와 같은 특수한 장소일 경우 일출시각이나
간/만조 시각 또는 해당 장소나 환경에 적합한 특수 정보들을 미리 숙지합니다.

유명한 문화재나 유물, 마을을 갈때는 연관되는 역사적 사실이나 관련된 설화, 전설 한두개
정도는 읽고 가는게 좋습니다. 바빠서 못했다면 최소한 다녀온 이후 정리하면서라도 하셔야
합니다.

위에서 촬영 결과물에 대한 정리가 이야기 되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머리속부터
정리해 두어야 겠지요..

아래의 제 홈페이지에도 이런 촬영 보조 정보들을 모아둔 공간이 있습니다.
(좋은 자료 있으심 올려 주세유 ^^)

사진/카메라: http://c.c.co.kr/l.html?h=link&db=cc_lab3
출사가이드: http://c.c.co.kr/l.html?h=link&db=li_photoguide

유명한 지역인 경우 대부분 관공서에서도 관련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간이 넉넉한 경우 서점에서 여행 잡지를 보거나 좋으면 사두는 것도 좋습니다.



10. 비록 잠시간이지만 출사의 즐거움과 함께 마음의 여유를 위한 명상도 좋습니다.
출사는 즐거운 경험입니다. 일하듯 그렇게 사무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좋지 않을것 같습니다.

역사적 자료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 음악이나 문학작품, 예술 공연, 전시회 등을 자주
가시고 마음속에 많은 것들을 담아 두셔야 합니다.

자기 마음속에는 온통 메마른 사막뿐이면서 자신의 사진에는 깊은 의미나 감동이 묻어나길 바라
면서 카메라의 기종이나 렌즈 스펙만을 찾아 다닌다면 그건 "도둑넘" 내지는 "사기꾼" 입니다.

처음 사진을 하시는 분은 동의하기 어려운 사실이겠지만 사실 사진이란 것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 촬영해 주는 기계가 아닙니다. 촬영자가 "보는 것"을 촬영해 주는 기계입니다.
촬영자가 본다는 것은 꼭 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자의 머리속에 있는 지식, 감정
의지, 생각, 마음 등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관련 연작 : 마음 II : http://c.c.co.kr/g.html?db_cc_gal9&no=261

같은 셔터 속도, 조리개, 렌즈, 필름, 바디, 프레임인데 다른 사진이 나올 수 없는거 아니냐구요?

물론 같은 사진이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수 많은 촬영 조건의 세팅 조합중에 왜 그 셔터 속도를
세팅했는지 왜 그 조리개 값을 지정할 수 밖에 없었는지 혹은 왜 그러한 렌즈를 사용했는지
등의 이유들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이 되면서 사진에는 자신의 많은 것들이 녹아 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느 순간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까지 사진속에 스며들게 하는
날이 온다면 사진으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잘 나온 사진을 얻을려면 잘 찍어야 합니다. 잘 찍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기 전에..
어떤 것이 "잘" 나온 사진인지에 대한 정의는 개개인의 몫일 것입니다. ^^;

그런 정의가 없는 가운데서 "잘" 찍는 방법이란 몸에 좋기 때문에 입에 쓴 약도 감수하고
먹는 어른이 아니라 자신에게 어떤 이득도 (되려 해가 많은) 사탕만을 먹으려 하는
어린애가 말하는 "좋은(맛있는) 것" 에 대한 수준과 다를바 없겠지요.



11. 촬영지에서 인물 촬영을 할 수 있으므로 거기에 대한 대비를..
출사지에서 그곳의 현지 인물을 촬영할지도 모릅니다. 막상 닥처서 부끄러워 한다든지 무슨
범죄사진 찍는것도 아닌데 몰래 찰칵 찍고 도망갈 궁리부터 하는 것은 별로입니다.

인물 촬영의 경우 그것이 모델촬영이든 몰카이든을 떠나서 피사체는 촬영자와 같은 살아있는
"사람" 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용기가 없어서 모르는 사람을 찍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용기라는게 안면도 없는 사람을 사전 양해도 없이 무슨 물건 찍듯이 그 사람의
인격을 무시해가며 "막" 찍기 위한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충분히 호의적으로 접근하고 거절 당하더라도 예의있게 사과하고 거절하는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서운할 일도 없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장면을 위해 허락을 구하지 못하고 촬영을 미리 할 수도 있겠지만 촬영 이전이나
이후에라도 모델분께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멘트 한 두개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약간의 거짓말도 좋지요..)

이런 멘트의 처음은 항상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촬영 목적을 솔직히 이야기 하여야 합니다.

"저는 대구에서 취미로 사진을 하는 사람입니다. 다른 용도로 사진을 이용하지는 않구요
그냥 동호인들끼리 서로 작품 구경하는게 전부입니다."

이후 자연스러운 허락을 구하는 멘트를 ...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의 인자한 느낌이 들어서요.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 우리 할아버지는 6.25때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릅니다.

"어휴.. 양파 캐시네요. 우리 고향집도 양파 농사 하는데.. 보통일이 아니실텐데..
허리 많이 아프시죠?" - 우리 고향집은 과수원합니다.

여타 저타 해서 촬영후에 이런 멘트로 마무리 하면 최종적으로 깔끔하게 끝나겠습니다.

"원하시면 사진 보내 드릴께요.. 주소 알려 주실래요?" (젊은 사람이면 오프라인
주소는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이메일을 부탁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둔 명함을 주면서 기회 되는 대로 다운 받아가라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이거 별거 아닌데 모델해 주신 감사 선물 입니다." 하면서 저렴한 기념품 (동호회 차원에서
이런거 만들면 좋을텐데.. 온/오프 동호회들이 자기 카메라 꾸밀 것만 공구/공제하고 이런
작은 인간적인 예의를 위한 물품은 아직까지 안타깝게도.. 안 하고 있더군요) 이라도
준비하면 더욱 좋습니다. 남 탓할건 없겠죠. 개인적으로 조그만 선물은 준비하는게
의미도 깊고 더 좋은 일일테니까요 ^^;

사진을 찍힌다는 것에 특히나 험한 세월을 지낸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거부감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상 가능한 공격적 질문들에 대한 답변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괜히 버벅거리면 의심스럽게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거 카메라 비싼거여?"
(큰 카메라는 비싸보이죠. 보시는 분들에 따라 좋지 않은 사치로 비칠 수 있습니다.)

"아뇨. 크다고 다 비싸나요? 그나마 중고로 구했어요"
(애석하게도 이 부분은 거짓말이 아니고 사실입니다. ㅠㅠ)

"멀리까지 왔네" (이렇게 멀리 놀러 다니고 팔자 좋네.. 이런 어투일 수도 있습니다.)
"말 마세요.. 한달을 벼러서 어렵게 출발했어요.." (이 부분도 애석하게 사실일때가 많죠..)

"그 사진 어디다 쓸려구?" (혹시 나쁜데 쓰는거 아녀?)
"동호인들끼리 시간되면 사진찍은거 들고 서로 감상하고 사진에 대한 이야기 하고 그래요"
(사실은 동호인들끼리 모여서 맨날 커피, 술, 잡담으로 때울때가 많져..)


부득이하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위해 몰카를 하는 중 (물론 촬영 이후 양해를 구할 생각
이었겠지만) 상대방에게 들킬 수 있습니다.

(화를 내며) "아니 왜 사람을 막 찍어요?"

첫번째 대응은 무조건 웃으세요. 위의 마음가짐이라면 저절로 그리 됩니다...

(웃으면서) "죄송합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데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저도 모르게
찍었습니다. 동호인들끼리 가끔씩 만나 서로 촬영한 사진들 보며 공부하는데만
사용합니다. 그래도 원치 않으시면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모르니 제 연락처와
제 이름입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그래도 화 내면 보는데서 필름을 빼서 버리시던가 디카면 삭제되는
장면을 직접 확인시켜 주세요. 필름일 경우 앞서 찍은 사진들까지 모두 손실을 입을
것입니다. 그렇지만요.. 그렇게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으로 촬영하면
사진속에서는 다른 어떤 기술로도 넘을 수 없는 따스한 인간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잃는것보다는 얻는게 많다는 말씀이죠 ^^; 간혹 이런 저런 경로로 다른 분의 사진들을
보면서 아주 드물게지만 분명 훌륭한 노출에 탁월한 발색에 멋진 타이밍이지만 피사체를
무시하고 촬영자는 그 프레이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뺏을려는 욕심이 묻어나는
사진들을 보게 됩니다.

특히나 그것이 인물 사진인 경우 마음 한켠이 쓰린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이 대부분이며 언제나 다른 분의 사진을 구경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훨씬 큽니다. 위의 경우야 일년에 한두장일 뿐이지만요.. (유후... 나름대로 수습..)

사진과는 별게 이야기 일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든 저런 마음으로
살아가든.. 정말 무서운 사실은 지난 시간은 되돌이켜지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

하지만 대부분 그저 이야기 나누면서 진심을 통하는 것 만으로도 촬영 보다 훨씬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동호인은 감자밭에 감자 캐는 아주머니랑 촬영
하면서 아주머니가 마음이 하두 좋으셔서 방금 캔 흙 묻은 감자를 카메라 가방에 담아주는
바람에 거절도 못하고.. 카메라 가방 흙 터느라 고생 무지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입가에 웃음이 나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아.. 그럼 저는 그렇게 사람을 대하면서 촬영하냐구여?
아니죠.. 당연히 몰래 후다닥 촬영하고 쉬융~ 도망갑니당..
(D 의 촬영 세팅 부분에서 빨리 촬영을 끝마치는 법에 대한 강좌 함..)

저처럼 인상이 험악하신 분은.. 도망가도 피해자(?)분이 잘 따라오지도 않지만
그 피해자분이 막 째려봐서 기분 나쁘면 이런 혼자말도 좋습니다.

"아이~ 이거 청송교도소 15년만에 출소해서 끓어오르는 범죄욕구를 참아보고
인간답게 살아볼려고 사진 좀 해 볼려 했더니 세상이 나를 안 도와 주누만..
이 카메라 팔아서 칼이나 하나 사야 겄따.. 크아악.. 퇘~"

헉.. 긴 글 이미지 관리 잘하다 마지막에 또 무너지는 군요.. 마지막 글은 안 읽은 걸로
해 주세유. ㅠㅠ;


그러고보니 아직 출발도 못 했네요.. ^^; 다음 강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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