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우리가 한 사람을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것들 중

한 조각을 사랑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한 조각을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사랑에 빠집니다.

미움도 거기서 생겨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사랑하는 사람의 수많은 가능성.

수없이 많은 아름다움을 묻혀둔 채

그 사람의 겨우 한 조각을 껴안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그건 얼마나 허망한 일입니까.



- 한수산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