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지낸지도 벌써 10년이 되는구나. 친구라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것을 받기만 했지, 나는 네게 해준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바르게 살아가는 너의 모습에 난 네가 항상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단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땐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내가 외로울 땐 변함없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 너에게 그동안 고맙다는 말 한마디조차 마음껏 하지 못했구나.
선정아,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단다. 나이는 스물셋 동갑이고, 키는 나보다 조금 크고, 얼굴은 네가 보면 질추할 정도로 예쁜데 성격이 좀 괴팍하단다. 그 애는 야밤에 혼자 다닐 정도로 담도 세고, 남자들하고 일대일로 대결을 한대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애야.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주머니에 돈 한 푼 없이 만나도 언제나 즐겁기만 해. 가끔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리에 해주기도 하고, 근육질 몸매의 남자를 보면 어김없이 망측한 소릴 지르기도 하는 엉뚱한 면이 있기도 하지. 우리 집에 오면 우리 어머니 앞에서 당당히 아랫목을 차지하는 대담성도 있단다. 그 애와 나는 집도 가까워서 데이트하기에도 안성맞춤이야.
그런데 아직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어. 그 애와 난 주위 사람들도 다 아는 친구 사이거든. 친구이기에 더 가까워질 수도 있었겠지만, 친구이기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가 더 어렵단다. 혹시라도 고백을 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그 애와의 우정마저 깨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지금까지 말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단다. 그래서 그 애는 언제나 내게 좋은 여자를 만나기 바란다는 말을 하곤 해.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그동안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어. 이제 와서 사랑한다고 말하면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지만 난 그 애가 필요해. 그 애를 내 곁에 영원히 두고 싶단다.
그래서 부탁인데, 네가 나 대신 그 애에게 내 마음을 좀 전해주면 안되겠니? 그 애를 사랑한다고,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꼭 기다리겠다고 말이야. 그 애는 '문선정'이라는 이름을 쓴단다. 사랑해, 선정아….
- "좋은 생각" 중에서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바르게 살아가는 너의 모습에 난 네가 항상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단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땐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내가 외로울 땐 변함없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 너에게 그동안 고맙다는 말 한마디조차 마음껏 하지 못했구나.
선정아,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단다. 나이는 스물셋 동갑이고, 키는 나보다 조금 크고, 얼굴은 네가 보면 질추할 정도로 예쁜데 성격이 좀 괴팍하단다. 그 애는 야밤에 혼자 다닐 정도로 담도 세고, 남자들하고 일대일로 대결을 한대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애야.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주머니에 돈 한 푼 없이 만나도 언제나 즐겁기만 해. 가끔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리에 해주기도 하고, 근육질 몸매의 남자를 보면 어김없이 망측한 소릴 지르기도 하는 엉뚱한 면이 있기도 하지. 우리 집에 오면 우리 어머니 앞에서 당당히 아랫목을 차지하는 대담성도 있단다. 그 애와 나는 집도 가까워서 데이트하기에도 안성맞춤이야.
그런데 아직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어. 그 애와 난 주위 사람들도 다 아는 친구 사이거든. 친구이기에 더 가까워질 수도 있었겠지만, 친구이기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가 더 어렵단다. 혹시라도 고백을 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그 애와의 우정마저 깨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지금까지 말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단다. 그래서 그 애는 언제나 내게 좋은 여자를 만나기 바란다는 말을 하곤 해.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그동안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어. 이제 와서 사랑한다고 말하면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지만 난 그 애가 필요해. 그 애를 내 곁에 영원히 두고 싶단다.
그래서 부탁인데, 네가 나 대신 그 애에게 내 마음을 좀 전해주면 안되겠니? 그 애를 사랑한다고,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꼭 기다리겠다고 말이야. 그 애는 '문선정'이라는 이름을 쓴단다. 사랑해, 선정아….
- "좋은 생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