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4,35-41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저는 겨울 방학이 되면 일주일 동안 주일 학교 학생들과 전국 여행을 다닙니다. 그렇게 한 지가 올해로 벌써 7년째입니다. 아이들이 우리 산하를 알고 사랑하게 하고, 저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아이들을 깊이 이해하려는 목적에서입니다.
한번은 배를 타고 섬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육지에서 가까운 바다는 파도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육지에서 멀어지자 파도가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밀려왔습니다. 배는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렸고 파도를 타고 온 바닷물은 배를 뒤덮었습니다. 선장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습니다. 정신을 가다듬은 선장은 배를 돌려 파도 경사면으로 조심스럽게 배를 몰았습니다.
그 순간 '이제는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성경 말씀이 오늘 복음이었습니다. "주님, 이제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제발 살려 주십시오." 배는 몇 시간 사투를 벌인 끝에 우리를 간신히 항구에 내려놓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때 주님께서 저희 아이들을 사랑하시어 살게 해 주셨다고 믿습니다. 주님께서 그 배 안에 우리와 함께 타고 계셨던 것이 분명합니다.
고 최민순 신부님의 고인의 기도라는 시에서처럼 힘든 우리의 인생 여정에 주님께서 함께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주여, 오늘 나의 길에서 / 험한 산이 옮겨지기를 기도하지 않습니다. / 다만 저에게 고갯길을 올라가도록 힘을 주소서. / 내가 가는 길에 부딪치는 돌이 저절로 굴러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 그 넘어지게 하는 돌을 오히려 발판으로 만들어 가게 하소서. / 넓은 길, 편편한 길 그런 길을 바라지 않습니다. / 다만 좁고 험한 길이라도 주님과 함께 가도록 / 더욱 깊은 믿음 주소서.

